노량진 수산시장은 공평을 위하여 3년에 한 번씩 추첨을 통해 자리를 바꾼다.
노량진 시장상인들은 3년에 한번씩 자리를 바꾼다.
대이동이 시작됐다. 2009년4월29일 오전8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지하1층 -지상2층, 연면적(5,144평)
의 거대한 건물이 짐 싸고 간판 내리는 인파로 들썩이기 시작했다. 상인780여명이 한 꺼번에 가게 자리
를 바꾸느라 북새통이 벌어졌다. 2002 년 수협중앙회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인수한 뒤, 2003년부터 3년
에 한 번씩 벌이는 거사다.
이유는 좋은 자리 나쁜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. 가게 넓이는 똑같이 (5.09㎡=1.5평) 이지만 장소에 따라
매상이 많이 오르기도 하고 형편없기도 하기 때문에 상인들 의 형평성을 위해서다. 이곳 상인들은 모두
독립사업자로 수협중앙회 자회사인(주)노량진수산의 관리와 통제를 받는다.자리를(A, B, C, D, E, F)로
나뉜다.
손님이 많은 곳은A급 (178곳)은 시장건물 남쪽에 있는 동ㆍ서 방향 통행로를 끼고 있다.B급(20곳)은 남
ㆍ북으로 난 시장 중앙로 좌우에, C급(106곳)은 시장 동ㆍ서ㆍ북쪽테두리에 자리 잡은 가게들이다. D급
(81곳)ㆍE(44곳)ㆍF(358곳) 급 가게들은 손님 발길이 뜸한 시장 안쪽에 있다. 상인들은 위치에 따라 매
출이 적게는 3~4배, 많게는10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했다.
부정시비를 없애기 위해 자리 배정을 철저한 '추첨제'로 이뤄진다. '복불복(福不福)인 추첨 한 번으로 시
장 상인들의 '3년 장사'가 좌우되는 탓에 상인들에게 추첨은 환호와 실망, 기대와 걱정이 교차 되는 운명
의 "빅 이벤트"다. 추첨 캡슐은 지름1cm 높이2cm로 통에다 넣고 상가 대표가 나가서 뽑는다. 그래서 상
인들은 기도도 하고, 불공도 드리고, 점도 치며, 온갖 정성을 다 드린다고 한다.
노량진 수산 기획 총무 팀 직원 김 덕 호 씨는 "800명에 가까운 상인들이 한 꺼번에 자리를 옮기는 건 보
통일이 아니다"라며 상인들 사이에 자리추첨이 필요하다는 인식, 추첨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믿음
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. 기업의 노사문제도 이렇게 해결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?
기사출처 : 조선일보 사람과 이야기 A11면 이석호 기자(youtu@chosun.com)최종석기자(comm@chosun.com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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